SK스퀘어가 암호화폐 발행하는 이유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5&oid=293&aid=0000038531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28일 서울시 중구 사옥에서 열린 제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SK스퀘어)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된 ICT(정보통신기술)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SK스퀘어는 28일 서울시 중구 사옥에서 열린 제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과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이한상 SK플래닛 대표가 제시한 암호화폐 관련 계획은 올해 2분기 백서 발행-3분기 암호화폐 발행-4분기 거래소 상장이 골자다. 암호화폐 발행 주체와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SK스퀘어는 자체 암호화폐를 SK텔레콤의 메타버스와 SK플래닛의 멤버십·포인트 서비스 등 관계사의 서비스와 연계할 계획이다. 암호화폐와 NFT(대체불가토큰) 등 블록체인 기술은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SK스퀘어는 지난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투자하며 암호화폐에 관심을 드러냈다. 현재 관계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ICT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력을 토대로 암호화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코빗 외에 디지털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최대 농업플랫폼 그린랩스 등 차세대 플랫폼으로 성장할 만한 기술을 갖춘 기업들에 투자했다. 온마인드의 디지털 휴먼 '수아'는 올해부터 TV 광고, 메타버스, 음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그린랩스도 국내 농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유니콘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자회사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미국과 일본 등 반도체 선진시장을 무대로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Value Chain) 내 대표 기업에 투자해 SK하이닉스와 사업 시너지를 노릴 방침이다. 최근 해외 유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SK스퀘어의 반도체 투자 역량에 신뢰를 표하며 공동 투자 의향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SK스퀘어의 주요 경영진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인수, 키옥시아 지분 인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바 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주총에서 "올 한해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M&A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들을 좋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해 SK스퀘어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SK스퀘어가 자회사로 보유했거나 투자한 기업은 △SK하이닉스 △SK쉴더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SK플래닛 △CS T1 △IDQ △테크메이커 △스파크플러스 등 총 19개다. SK스퀘어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현재 비상장사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IPO(기업공개)를 추진함으로써 신규 자금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앞당길 계획이다. 또 자회사나 투자한 회사들이 이커머스·모빌리티·콘텐츠 등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강력한 사업 제휴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가 향후 투자 수익을 실현하면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특별배당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hj@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