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이냐, 동결이냐’… 한은의 딜레마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022&aid=0003668857
24일 금통위 결정에 관심
오미크론 확산·경기회복 고려
현재의 1.25% 동결 관측 우세
세차례 연속 인상도 부담 작용
물가 압박·美연준 긴축예고에
‘추가 인상 단행가능성’ 전망도
2022년 물가상승률 3%대로 높일 듯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4일 열릴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한 달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세 차례 연속 인상에 대한 부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일단 기준금리를 현 수준(1.25%)으로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박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정책 예고로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여 만이다. 금통위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적은 없다.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은 이미 많이 오른 시장금리를 더욱 자극하고, 대출이자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와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키울 우려가 있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불안해진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시장, 학계 등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고 있다. 금통위가 이미 지난 8월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점, 지난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 상승에 선제 대응한 측면이 있는 점 등도 추가 인상 시기가 2월 이후로 전망되는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있다.
원료값 상승으로 서민 대표 먹거리인 두부 가격도 이달 대대적으로 오른다. 지난 1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두부. 뉴스1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3%를 넘어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까지 넉 달째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 상승 요인 중 하나인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뚜렷한 개선이 없는 데다, 최근 국제 유가까지 크게 올라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한은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물가 관리’인 만큼 부담스럽더라도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물가 상승률 전망을 3% 안팎으로 높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전망한 것은 2012년 4월(3.2%)이 마지막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2.5%였는데,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13일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석유류 등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품목으로 퍼지고 있어 올해 소비자물가,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20일 공개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존도가 높은 알루미늄과 옥수수 가격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 원자재가, 식량가격 등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