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적절 시점 근접… FOMC 인식” 강조
韓은 가계 빚·중동 정세 불안 ‘변수’ 부상
전문가 “10월이나 11월에 인하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10월 인하 기대감도 더 커졌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린다면 긴축 기조는 14개월 만에 첫 방향 전환(피벗)을 맞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다음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며 “경제가 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다만 한 번에 0.5%포인트를 인하(빅스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장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단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한은 역시 10월 또는 11월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본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연준은 9월 인하를 시작해 연내 0.25%포인트씩 두 번, 한은은 10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막기라기보다 통화 긴축적 환경을 완화하는 목적인 만큼 두 나라 모두 제한적 수준의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세와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한 환율 불안정이 걸림돌이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7조1660억원 불어나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은 올해 1차례 인하하되 10월보다는 11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은 완화되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커진 데다 원·달러 환율이 잘 안 떨어지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시사로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0.24%, 1.58%, 2.64% 일제히 뛰었다.
코스피는 장 초반 한때 2790선을 넘었으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0.25% 오른 2777.68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돼 오후 3시30분 기준 전일보다 10.3원 내린 1366.2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