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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왜 금리인상기에 HP 최대주주가 됐을까? [최원석의 디코드]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22-05-07 08:32:12    조회: 1,345회    댓글: 0

버핏은 왜 금리인상기에 HP 최대주주가 됐을까? [최원석의 디코드]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689591?sid=101

 

※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도록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워런 버핏은 HP의 최대주주가 됐지요. 지난달 초 미국 PC(개인용컴퓨터)·프린터 대기업인 HP의 주식 11%를 42억 달러(약 5조3000억원)를 들여 샀습니다.

 

버핏은 왜 지금 같은 금리인상기에 HP 주식을 대량으로 샀을까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국 투자자·기업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풀어보겠습니다.

 

현재 미국은 높은 인플레가 지속하면서 금리가 따라 오르는 국면입니다. 금리인상기엔 주식투자에 신중해야 할 텐데요. 투자의 현인 버핏이 고르고 고른 기업 중에 HP가 포함됐다는 것엔 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HP처럼 디바이스 제조에 특화된 기업이 많습니다. 버핏의 HP 주식 매입 의미를 파악해보는 것이 국내 기업에도 도움이 될지 모릅니다.

 

 

워런 버핏.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달 초 HP의 지분 11%를 취득해 HP 최대주주에 올랐다./야후파이낸스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지난달 초 미국 PC·프린터 대기업 HP의 주식 11%를 5조원에 취득해 최대주주 올라

 

버핏의 HP 최대주주 등극이 갖는 의미를 분석하기 전에, 최신 뉴스 두 가지부터 말씀드릴게요. 두 가지 모두 버핏의 HP 투자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오늘(5일) 새벽 3시에 나온 속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어제(4일)저녁 나온 뉴스. EU가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연내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두 뉴스가 보여주는 것은 인플레가 지속할 것이고 이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인상도 계속된다는 겁니다. 성격은 아직 많이 다릅니다만,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1970년대 오일쇼크 시기의 고인플레와 금리급등 양상이 재래할 가능성까지 봐야 할지 모릅니다.

 

첫 번째 뉴스인 연준의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더 살펴보죠. 연준은 한국시각으로 오늘(5일) 새벽 3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단기금리 지표인 페더럴펀드(FF)의 금리 유도 목표를 0.25~0.50%에서 0.75~1.00%로 0.5%포인트 인상했습니다.(금리 목표를 단일수치가 아니라 0.25%포인트의 차이를 둔 레인지로 내는 것은 미국 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취사선택하라는 의미입니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한 번에 0.25%포인트씩 올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0.5%포인트 인상은 닷컴 버블로 경기가 과열됐던 2000년 5월 이후 22년만에 처음입니다. 연준은 지난 3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올려 2년여 만에 제로금리를 해제한 참인데요. 곧바로 가파른 금리인상 국면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이번 FOMC 성명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전반적인 경제활동은 1~3월 소폭 축소됐지만, 고용증가가 최근 수개월간 견조해 실업률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팬데믹과 관련한 수급 불균형, 에너지 가격 급등, 광범위한 물가상승 압력을 반영해 고공행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경제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침공과 관련된 현상이 또 다른 물가상승 압력을 가져와 경제활동에 부담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중국의 코로나 19 관련 도시 봉쇄가 공급망 혼란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FOMC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강하게 주시하고 있다.”

 

현재 FOMC는 경기를 과도하게 식히거나 달구지 않는 중립금리를 2.4%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달(6월) FOMC에서도 0.5%포인트 더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2회 연속으로 0.5%포인트 이상 올리는 것은 연준 역사에서도 극히 이례적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성명 이후 기자회견에서 “0.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이 앞으로 몇 차례 계속될 것” “앞으로 두 차례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검토” “0.75%의 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HP는 노트북·PC와 프린터 사업이 주력이다. 사양·정체산업처럼 보이는 것과 달리, 제조업에서 서비스기업으로 변신해 나가면서, 현금흐름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고 있다./HP

 

연준의 22년만의 첫 0.5%포인트 금리 인상, 같은 폭의 추가 2회 연속 인상 시사, EU의 러시아 석유 금수 조치 등으로 볼 때, 인플레 조기진화 어려울 수도

 

올해 FOMC 회의는 6·7·9·11·12월 이렇게 5차례 남았는데요. 파월에 따르면, 일단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5%씩 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금리는 1.75~2.00%가 되죠. 금리선물 시장에선 연말에 2.75~3.00%까지도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거래되는 상황입니다.

 

또 하나 봐야 할 것이,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보유자산을 압축하는 ‘양적긴축(QT)’을 6월부터 시작한다고 결정한 겁니다. 연준은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 2020년 3월에 대규모 양적완화를 도입했는데요. 이후 연준의 자산은 2배로 치솟아 현재 9조 달러(1경1400조원)까지 확대됐습니다. 이를 빨리 줄이겠다는 거죠.

 

매달 줄이는 양을 보면, 6~8월은 국채 300억 달러와 주택융자담보증권(MBS) 175억 달러, 9월부터는 국채 600억 달러, MBS 350억 달러입니다. 9월부터는 합계 월 950억 달러를 상한으로 보유 자산을 줄여 나가는 거죠. 최근인 2017~2019년 QT에서는 월 상한이 500억 달러였는데요. 이번엔 금리인상도 OT도 전부 2배(OT는 월 500억달러->950억달러, 금리인상은 회당 0.25%포인트->0.5%포인트)의 강도로 이뤄지는 겁니다.

 

다만 현지시각 4일(한국시각 5일 오전)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932달러(2.8%) 오른 3만4061달러로 거래를 끝냈습니다. 연준의 0.5%포인트 금리인상 발표에도 3일 연속 올랐죠. 하이테크주 중심인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도 이날 3.2% 상승 마감했습니다. 시장의 예상 범위 내라는 판단이었을 겁니다. 파월 의장이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회당 0.75%포인트 금리인상엔 신중한 의견을 밝히면서, 과도한 금융긴축·경기침체 우려가 일단 누그러졌다고 볼 수도 있고요. 미 증시가 연준의 급속한 긴축 우려로 최근 몇 주간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환매가 들어오기 쉬웠던 면도 있었을 겁니다.

 

그럼 두 번째 뉴스입니다. 한국시각으로 어제(4일) 저녁에 EU가 러시아산 석유수입을 연내에 금지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 금수안은 EU뿐 아니라 세계 석유 수급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각국이 협조해 비축유를 방출하고 있지만, 보충할 수 있는 양은 수입 감소분의 40% 미만으로, 약 60%가 부족하다는 계산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유럽 전체로는 작년에 러시아로부터 원유로는 하루 240만 배럴, 석유제품으로는 하루 115만 배럴을 수입했습니다.

 

현재 러시아 석유 수출의 60%는 유럽용입니다. 석유를 제재 대상으로 삼으면 러시아의 외화벌이를 차단할 수 있죠. 그러면 러시아 전비(戰費)를 EU가 간접 출연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그만큼 대가도 큽니다. 중동 산유국은 증산에 신중한 상황이라, 세계적인 수급 차질로 석유 가격이 더 치솟을 위험이 있습니다.

 

고인플레·금리상승기엔 현금창출력 높고 주주환원 적극적인 기업이 각광... HP가 그 조건에 부합되고 버핏의 투자철학에도 잘 맞아

 

그럼 오늘의 주제인 ‘왜 버핏은 HP의 최대주주가 되었나’에 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4월 30일 연례 주주총회를 열었는데요. 대면 형식으로는 3년만, 코로나사태 터진 뒤로는 처음이라서 더 큰 주목을 받았죠.

 

주총 참가자들은 버크셔의 적극 투자에 놀랐습니다. 작년 1분기 19억 달러 순매도였던 주식투자는 올해 1분기 400억 달러 순매수로 바뀌었습니다. 미국 에너지 대기업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주식을 14%나 샀죠. 분기마다 공표되는 보유액 종목 상위에는 미국 석유메이저인 셰브론도 올랐습니다. 2021년 말 45억 달러였던 보유가치는 3월 말 259억 달러로 커졌습니다. 1400억 달러를 넘던 현금은 올해 1분기 400억 달러 넘게 줄었습니다. 버크셔의 2020·2021년 주식투자는 연중 순매도였는데요. 최근 적극 투자로 돌아선 것입니다.

 

버핏이 적극 투자로 돌아선 것은 우선 인플레 대비 목적이 크다고 봐야겠죠. 앞서 언급한 연준의 금리인상, EU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등을 봐도, 인플레가 단기간에 잡힐 가능성은 작아 보이니까요. 인플레 국면에서 현금 가치는 계속 떨어질 테고, 인플레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 국채 가격은 하락합니다. 반면 주식은 어느정도 내성이 있지요. 특히 경쟁력 있는 기업은 물가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어 수익이 커지고 주가도 결국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HP의 엔리케 로레스 CEO는 “HP는 구독경제(정액과금)와 서비스(주체의 회사)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인쇄 매수에 따라 잉크를 정액 제공하는 HP 서비스의 고객은 작년 12월 기준 1100만명에 달한다./graphicdisplayworld.com

 

HP,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PC·프린터 주력이지만, 자사 제품을 구독경제로 연결하는 DaaS(Device as a Service)에 능해... 제조업에서 서비스 중심으로의 전환에 성공

 

그럼 다시 이 글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왜 버핏은 이 중요한 시기에 HP 최대주주가 됐느냐는 것이죠.

 

우선은 HP가 앞서 말씀드린 인플레 상황의 대비책으로 적절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HP가 PC·프린터 등의 제조·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사 제품을 구독경제로 연결하는 DaaS(Device as a Service)에 능하다는 것입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죠.

 

먼저 인플레 대비책으로 HP의 가치를 살펴볼 텐데요. 그전에 분명히 밝힐 것은, 버핏이 산 회사는 ‘HP’라는 겁니다. 실리콘밸리의 원류 기업인 옛 휴렛패커드는 2015년에 PC·프린터의 HP와 기업용 서버의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로 기업을 분할했습니다. 이번에 버크셔가 투자한 것은 PC·프린터를 다루는 HP입니다.

 

HP는 사업재편 이후 현금 창출력이 높아진 게 눈에 띕니다. 금리상승기에는 현금 창출력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투자의 기본원칙에도 잘 맞죠. 버핏의 HP 매입 당시의 주가 기준으로 볼 때, HP의 PER(주가수익비율)은 8배로 S&P50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의 평균 PER 18배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2021년 영업 현금흐름은 64억 달러로, 재편 직후인 2016년의 2배였습니다. 총자산 대비 영업 현금흐름 비율은 17.5%로 경쟁사인 델(9.4%)·제록스(4.5%)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럼 왜 HP의 현금창출력이 이렇게 높을까요? 바로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PC·프린터 제조라면, 성장성·수익력에 고개를 저을 수 있을 텐데요. HP는 여기에서 다른 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수많은 IT 제조업 가운데 HP가 버핏의 선택을 받은 이유일지 모릅니다.

 

HP가 자산을 불리지 않고도 높은 효율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낸 것은 회사를 제조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바꿔나갔고 그것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HP의 엔리케 로레스(Enrique Lores) 최고경영자(CEO)는 “HP는 구독경제(정액과금)와 서비스(주체의 회사)로 이동 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쇄 매수에 따라 잉크를 정액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객이 작년 12월 기준 1100만명에 달합니다. PC·프린터 유지·보수 서비스도 시행 중인데, 영역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사무기기 구독경제는 많은 기업이 시도하고 있지만, HP가 우량고객을 선점하며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작년 출하대수 기준으로 HP의 사무복합기 세계 점유율은 전년 대비 약간 줄어든 40%이지만, 해당 사업 영업이익은 46%나 증가한 36억3600만 달러로 확대됐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8%로, 프린터 관련으로 돈 버는 미국 제록스의 작년 영업이익률(4%)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프린터·복합기는 사양산업이라 여기기 쉽지만, HP는 이를 서비스와 연결해 수익력을 높여나간 것입니다.

 

구독경제·서비스 사업의 강화는 재고 축소와 매출금액의 빠른 회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HP의 작년 CCC(캐시 컨버전 사이클· 원자재 구매로부터 제품 판매, 대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는 마이너스 8일로, 2016년의 플러스 25일에서 크게 개선됐습니다. SCM(공급망관리) 달인이라는 팀 쿡이 1998년 파산 직전인 애플에 입사해 가장 먼저 손 본 것도 CCC의 효율화였지요.

 

HP는 고정비 감축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2019년부터 인원 감축과 물류 거점 통폐합을 진행해 직원 수를 10% 감축했습니다.(현재 직원 수 5만 1000명) 일본 캐논으로부터 프린터를 OEM(주문 브랜드에 의한 생산)으로 공급받고 있어, ‘제조’ 관련 연구개발·설비 투자가 적었던 것도 고정비 감축을 쉽게 만들었습니다.

 

HP는 이렇게 쌓인 현금을 주주에게 적극 환원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62억4900만 달러의 자사주 매입과 9억3800만 달러의 배당을 했죠. 로레스 CEO는 “올해도 최저 4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약속한다”라고 말하고 있죠. 뛰어난 현금흐름과 적극적인 주주 환원. 버핏이 좋아할 만하고요. 그만큼 버핏이 이 회사 주식을 좋게 전망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게다가 HP 매출도 증가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년 매출은 7조원 정도인데요. 전년 대비 12.1% 성장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8%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습니다.

 

성장을 견인한 것은, 게임용 고사양 PC, 주변기기, 사무 솔루션, 개인용 구독경제 등이었습니다. HP 매출에서 70%를 차지하는 PC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HP는 2024년 세계 PC 시장 규모가 6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코로나 19 유행 전인 2019년에 HP가 예측한 2024년 시장보다 1.5배 큰 것입니다. 게임뿐 아니라 주변기기의 고성능화와 신규 기기 등장 등으로 인해 고사양 P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IDC에 따르면, 2021년 PC(데스크톱·노트북·워크스테이션 합계) 세계 출하 대수는 전년 대비 14.8% 증가한 3억4880만대로 3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업체별로는 중국 레노버가 23.5%의 점유율로 1위였고요. 2위가 HP(21.2%), 3·4위는 델(17%)·애플(8%)이었습니다.

 

참고로 태블릿의 세계 출하 대수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1억6880만대였습니다. 5년 만의 최고치이긴 했지만, PC 성장률보다 많이 낮았습니다. 업체별로는 1위 애플(34.2%), 2위 삼성전자(18.3%), 3위 레노버(10.5%)였습니다.

 

디바이스 제조 중심인 한국 기업, ‘OS·소프트웨어 장악 못했다’며 서비스 전환 포기하지 말고, HP 사례 등에서 길 찾아야

 

정리하면, 버핏이 신규투자처 중 한 곳으로 HP를 낙점한 이유는 높은 현금창출능력과 제조업에서 서비스기업으로의 변신을 통한 추가 성장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금창출력이 높다는 것은 이 회사가 금리상승기에 많은 이점을 누린다는 뜻입니다. 위기를 잘 버틸 수 있고, 현금창출력 떨어지는 경쟁사가 밀리거나 도태될 수 있기 때문에, 위기탈출 이후에는 시장 지배력 확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HP가 IT제조업에서 서비스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부분이 한국의 다바이스 제조 기업에 큰 시사점을 줍니다. 인플레·금리인상기에 현금창출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이겠지만, 거기에 그쳐선 안 되며 서비스·소프트웨어 분야로 확대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기업의 대표 사례로 애플을 들 수 있겠죠. 아이폰으로 버는 돈이 가장 많지만, OS·앱마켓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소프트웨어로 버는 돈도 커지고 있습니다. 즉 하드웨어의 완성도와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애플의 엄청난 강점입니다.

 

삼성·LG 등 국내 IT제조기업도 이런 길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지만, 그래도 제품을 판 이후에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를 키워나가야 할 겁니다. 애플을 따를 수 없다면 HP를 참고해 보는건 어떨까요? 애플에 비해 훨씬 열악한 환경, 사양산업처럼 보였던 PC·복합기가 주력이면서도 버핏의 낙점까지 받은 이유를 분석해보면, 한국기업이 나름의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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