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11년래 최악의 한주…희망의 불씨 봤다
[출처]https://finance.naver.com/news/news_read.nhn?mode=mainnews&office_id=008&article_id=0004366621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뉴욕증시가 11년만에 최악의 한주를 마쳤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화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덕분에 뉴욕증시는 반등을 향한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남겼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7.28포인트(1.39%) 떨어진 2만5409.3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4.54포인트(0.82%) 내린 2954.22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89포인트(0.01%) 오른 8567.37로 마감했다.
IPS스트래티직캐피탈의 패트릭 헤니시 트레이팅본부장은 "증시가 회복되길 기대해온 투자자들 입장에선 충격적인 장세"라며 "이 사태가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일주일(5거래일) 간 다우지수는 12.4%, S&P 500 지수는 11.5% 급락하며 각각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뉴욕증시는 단기간 내 고점 대비 10% 이상 폭락하며 공식적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美연준, 증시 구원 등판…파월 "경기부양 위해 적절히 대응"
이날 장초반 폭락하던 뉴욕증시는 연준의 전격적인 구두개입에 반등을 시도하며 장막판 낙폭을 크게 줄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동원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사실상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가 경제 활동에 위험을 가져오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연준은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그것이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연준은 현재 1.50∼1.75%의 기준금리 수준이 적절하다며 금리 동결 기조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주식시장 폭락이 이어질 경우 금융시스템이 훼손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통화완화 기조로 급속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다음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특히 50bp(1bp=0.01%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91.5%, 25bp 낮출 가능성이 8.5% 반영돼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잰 해치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3월부터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미 국채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한때 사상 최저치인 1.14%까지 떨어졌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한 한 시민이 두오모 대성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뉴스1
코로나 쇼크에 WTI 5%↓…일주일새 16% 폭락
WHO(세계보건기구)는 이날 코로나19의 세계적 위험도를 최고 수준인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격상했다.
이날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3157명, 사망자는 2853명에 달한다. 중국을 제외하고도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을 중심으로 전세계 53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이탈리아에선 누적 확진자가 888명으로 이날 하루에만 238명 늘었다.
코로나19의 확산 공포에 유럽증시도 11년만에 최악의 한주를 보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3.80포인트(3.54%) 떨어진 375.65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스톡스지수는 이번주에만 12% 넘게 폭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스톡스지수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공식적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는 3.86% 내린 1만1890.35,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38% 하락한 5309.90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3.18% 떨어진 6580.61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역시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33달러(4.9%) 급락한 44.76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간 하락률은 약 16%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이후로 가장 컸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10시51분 현재 1.57달러(3.0%) 떨어진 50.16달러에 거래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내렸다. 이날 오후 4시5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장보다 54.90달러(3.34%) 하락한 1587.6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약세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9% 내린 98.1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