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공포 너머에도 기회요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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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개장전] '우한폐렴' 공포감에 美증시 등 일제 폭락.. "펀더멘털 개선세 더 강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발생지역 방문 시 주의사항 안내문구가 설치돼 있다. / 사진=김휘선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감이 다시 증시 악재로 불거졌다. 28일 아침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에서 2744명 등 전 세계적으로 2800명 가까운 감염자가 발생해 이 중 80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글로벌 증시도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한국은 설 연휴(1월24일~27일)로 증시가 이틀 휴장을 맞이했지만 미국 뉴욕증시현지 시간으로 지난 24일, 27일 이틀간의 낙폭은 다우지수가 2.14%, 나스닥지수가 2.8%, S&P500지수가 2.46%에 달한다. 올해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2003년 사스 사태와 비교한다면? "영향은 제한적"
다시금 불확실성이 불거졌지만 이같은 공포감이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2003년에도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발발해 글로벌 증시에 한 차례 타격을 입힌 바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사례를 통해 향후 여파를 미뤄 짐작해볼 수는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들이닥친 공포심리가 다시금 시장에 충격을 줄 수는 있겠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증시는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다수다. 이번 사태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당부도 있다.
중국증시 등을 담당하는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우한 사태는 2003년 사스와 유사한 확산속도를 보이고 있다. 치사율은 낮은 반면 춘절 기간 잠복기를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불리함을 가지고 있다"며 "경제와 증시 영향이 대체로 2003년과 유사할 것으로 전제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 12월에 시작돼 2003년 8월에 종료된 사스 사태의 영향은 2003년 2분기에 집중됐다. 현재 시점과 비교할 때 투자와 수출이 과열 구간에 진입하기 직전이라는 점에서 유리했지만 긴축 정책과 재고 사이클이 불리한 때였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당시 성장률 둔화는 2003년 2분기에 국한됐고 2분기 전체 산업이 동반 둔화된 후 2차 산업군인 제조·건설업은 3분기에 곧바로 반등한 반면 3차 산업군인 서비스업은 같은 해 4분기가 돼서야 반등했다. 상장기업 실적도 2003년 2분기에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이 1분기 대비 16%, 60% 역성장세가 나타났지만 2003년을 전체로 보면 당초 전망치에 비해 -5%, -8% 하향조정되는 데 그쳤다.
김 연구원은 "1분기 경기 회복과 '춘절장세' 기대는 '톤 다운'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매년 2월 상승확률이 가장 높았던 중국 증시는 사태의 정점을 관통하면서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으나 2분기로 갈수록 만회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2003년 사례를 참조할 때 직접적 영향이 작고 짧은 고정투자와 수출 및 자동차, 건설, 전자 밸류체인이 견인하는 경기회복은 1개분기 가량 지연될 뿐 2분기부터 다시 재개될 것"이라고 했다.
"감염공포가 경기 방향성을 바꾼 적은 없다"
'세계의 공장'이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발발한 사태가 현 증시 상황에 불확실성을 야기했지만 올해 연간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기대감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0년 이후 글로벌 감염병 공포가 경기 방향성을 바꾼 적은 없었다. 주식시장도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기존 추세를 이어갔다"며 "최근 글로벌 펀더멘털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합의, 글로벌 경기부양 정책 등이 추가적 펀더멘털 개선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 팀장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는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대선전략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에게 미국 경기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 투자환경"이라고 판단했다. 또 "IT 및 반도체의 독주, 급등세로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IT, 반도체 업황개선 기대는 강화되고 있고 한국 IT, 반도체 기업의 이익전망 상향조정은 뚜렷하다"며 "내년 IT, 반도체 업황 및 실적 레벨업 기대까지 유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 노이즈에 의한 변동성은 비중확대 기회"라며 "단기 과열 부담 속에 감염병 공포, 2019년 4분기 실적 불안, 삼성전자 30% 룰 적용 여부 등 불확실성 변수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트럼프 스탠스가 바뀌고 글로벌 펀더멘털과 IT, 반도체 업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낮다. 코스피 상승추세를 견인하는 펀더멘털 모멘텀과 동력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