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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악재, 장기화 가능성 낮다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20-01-06 08:58:00    조회: 2,219회    댓글: 0

중동악재, 장기화 가능성 낮다

 

[출처]https://finance.naver.com/news/news_read.nhn?mode=mainnews&office_id=008&article_id=0004335105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개장전]전면전 가능성 제한적, 공급우위 에너지 시장구조에서 국제유가 급등세 장기화 가능성도 낮아]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이란 무력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연초 글로벌 증시는 한 차례 동요했다.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3% 이상 급등했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엔화, 스위스 프랑화 등의 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뿐 아니라 국내 증시도 단기적으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다만 관건은 이란발 악재가 장기화 될 것인지에 달렸다.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게 되고 이는 다시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에 비용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실적 기대감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란발 악재로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전주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다우존스, S&P, 나스닥 등)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 증시의 약세 악재가 아직 국내 증시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번 악재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내비친다.

 

한국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단기적으로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연말 랠리로 지수는 물론이고 주요 종목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이란발 악재가 차익 실현 욕구를 부추겨 시장 매물 출회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여느 악재가 그랬듯 이번 사태도 이미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으로 오를 만큼 오른 안전자산 선호도를 재차 높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측면에서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과 강세 흐름을 반영했을 때 단기적 차익 실현 욕구가 나타날 수 있다"며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및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 수 있는 기간은 이란의 보복 강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지만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매수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고 미국이 이에 재차 강도 높은 추가 반격을 경고하는 등 갈등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전면전 차원의 극단적인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조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6개월간의 경제제재로 이란이 미국과 전면전을 할 수 있는 경제력이 미약하다"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동맹국들이 미군을 공식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란이 전면전을 단행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봤다.

 

한지영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1990년대 이후 두 차례에 걸친 걸프전을 포함해 미국이 중동 지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던 16회의 사태와 관련해 공습이 있었던 날 전후로 5거래일간 S&P500과 코스피 등 금융시장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시장 충격이 제한적으로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 연구원은 "이란이 자신들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봉쇄할 경우 추가적 유가급등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해상수송 물량의 32%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원유수송의 핵심루트"라고 했다.

 

실제 전주말 이란발 사태로 두바이유, 브렌트유, WTI(서부텍사스유) 등 국제유가 3대 지표가 모두 3%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유가 급등세가 추세적으로 장기화 될 가능성은 높지는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면전 전개 가능성이 낮다더라도 빠른 해결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유가는 당분간 상승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 시점에서 유가급등 및 고공행진이 진행될 경우 거시환경 및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져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당분간 우려가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킨다고 해도 이를 근거로 중장기 시장전망을 바꾸기에는 성급하다"고 했다. 현재 에너지 시장은 미국 셰일혁명 이후 원유 공급능력이 대폭 늘어나 공급이 수요보다 우위에 있고 최근 비(非)전통 산유국의 원유증산 소식까지 감안하면 유가가 과거의 중동 리스크 발생 상황에 비견할 만큼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조 연구원의 평가다.

 

그는 "경험적으로 수요에 의한 것이 아닌 공급 충격에 의해 발생한 유가 변동성은 대부분 상황 종료와 더불어 빠르게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유가의 빠른 상승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불안감이 불가피하겠지만 당장 증시의 비관론으로 연결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이번 악재로 증시 충격이 가시화될 경우 매수기회로 삼으라는 권고도 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은 "통상 국지적 리스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고 현재 달러인덱스(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지표)는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며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3년간 주가흐름을 보면 우리 증시는 달러약세 국면에서 확연히 성과가 좋았다. 이란발 악재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오히려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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