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증시]17일 연속 韓주식 판 외국인 누르는 '홍콩리스크·체감지표·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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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외국인투자가들이 17거래일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세를 나타낸 가운데 코스피지수를 누르는 여러 재료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콩인권법을 둘러싼 미·중의 정치적 대립, 미국을 뺀 주요국 체감지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슈 재점화 가능성 등이 꼽힌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112.59포인트) 하락한 2만8051.4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12.65포인트) 내린 3140.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46%(39.70포인트) 내린 8665.47에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했다.
같은 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94% 하락한 7346.53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07% 하락한 1만3236.38에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3% 하락한 5905.17에,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02% 떨어진 3703.58에 각각 거래를 종료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45%(30.64포인트) 하락한 2087.96에, 코스닥지수는 1.12%(7.19포인트) 내린 632.99에 각각 마감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법안(인권법)에 서명한 가운데 대내외적인 정치·경제 이슈가 코스피지수를 누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SK증권은 한국의 주식시장이 세계 시장보다 나은 성과를 내려면 최소한 수출 증가율이 반등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달 실적은 전년 대비 14.3%나 감소한 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앞으로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수출 증가율의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기울기와 정도는 단가 하락 효과의 마무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주요 품목 중 반도체는 낸드 가격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듯하지만 석유화학은 아직 답보 상태다.
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나타나는 주요국의 수요 기대는 높지 않은 편이다. 일부 체감 경기 지표들의 반등 조짐이 보이지만, 설비투자를 동반하지 않는 반등세는 잘돼야 재고 조정 쪽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아직 경기나 무역에서 금융시장을 이끄는 힘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하기 어렵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안에 서명하자 중국 정부는 외교부, 국무원 등 부처를 총동원해 미국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인 미·중 무역 협상 및 분쟁 양상이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
홍콩 인권법 관련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부각된 것에 어느 나라보다 민감하게 반영한 곳이 한국 시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과정에서 한국 시장의 매력은 다른 나라 증시 대비 약해 보였다. 결국 지난달 수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혁·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최근 G2를 제외한 주요국 체감지표 회복세가 더디다. IHS 마킷의 유로존의 지난달 제조업 PMI(46.6)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으나 10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일본의 지난달 제조업 PMI(48.6)는 전월보다 개선됐지만, 지난 9월(48.9) 수준에 여전히 못 미치면서 7개월째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지난 10월 구두 합의 이후 좀처럼 서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비관론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G2를 제외한 주요국 체감지표 흐름은 ISM 제조업 및 비제조업 지수 모두 높아진 시장 기대치(각각 49.5, 54.5, 블룸버그)를 하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홍콩시위가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긴장감을 높이는 단계까지 악화된 것이 체감경기 개선을 제한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10월 경기선행지수(전월비 -0.1%)에서 확인되는 부정적인 신호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최근 G2를 제외한 주요국 체감경기의 더딘 회복세나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를 둘러싼 비관론 등은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세계 경기의 흐름을 반영하는 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2분기 이후 반등세지만, 선행성을 보여주는 확산지수가 6월 이후 4개월 연속 반락한 사실은, 경기 회복으로가는 길이 매우 어렵고 험난한 여정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더 이상의 미·중 간 무역합의 지연은 가까스로 살아나기 시작한 기업심리 개선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우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G2 간의 의미 있는 무역합의가 절실한 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이달엔 '리스크 온' 신호가 약해질 전망이다. 오는 15일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여부가 중요 변곡점이다. 주식시장의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펀더멘털)는 아직 약하지만, 소음(이벤트, 이슈)은 커질 가능성이 크다. 미·중 무역합의가 지연되고 합의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모습이다. 세계 증시는 3개월 연속 상승세지만, 되돌림 과정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증시엔 '수급불안'이란 소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는 12일 영국 조기 총선을 계기로 잊혔던 브렉시트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파운드화, 유로화의 단기 약세(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지면 코스피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이다.
아람코 상장으로 인한 글로벌 BM들의 비중조절도 외국인 투자가들의 코스피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도 연기금의 매수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외국인에 이어 개인 매물출회가 불가피하다. 연말까지 코스피의 다운사이드 리스크 확대를 경계한다. 예상 코스피밴드로 2000~2150포인트를 제시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