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타는 미·중 협상… ‘무역전쟁’ 종결될까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훈풍을 타는 모양새다.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합의문 일부에 대한 기술적 협의를 기본적으로 끝냈으며 일부 농산물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전화 통화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이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각자의 핵심 우려를 적절히 해결하는 데 동의하고 무역협상 합의문 일부의 기술적 협의가 기본적으로 끝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USTR도 지난 25일(현지시간) ‘1단계 합의’와 관련해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들이 통화했다면서 “양측은 합의 중 일부 분야에 대한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중 협상팀은 지난 11일 부분적 합의 형태로 1단계 ‘미니 딜’에 도달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지난 15일 예정했던 2500억달러(약 29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율 인상(기존 25%→30%)을 보류하고, 중국은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이러한 1단계 합의가 추가 협상이 필요한 ‘미완의 합의’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으며, 이에 대해 므누신 재무장관은 “건물을 매입하기로 합의했다면 이제 계약(서)을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비유해 답한 바 있다. 이날 미·중이 밝힌 내용은 1단계 합의의 추가 협상 과정이 마무리돼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자료 이미지.
중국 상무부 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산 조리 가금육을 수입하고, 중국은 미국산 가금육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중국 상무부는 양측 무역협상 대표들이 조만간 다시 통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전에는 실무진 간 협의가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미·중 발표로 1단계 합의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종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1단계에 이은 2단계 등 그 후속 협상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미국은 협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중국과 무협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무역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합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협상 전망에 대해서도 “협상의 2단계 문제들은 여러 면에서 1단계보다 해결하기가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다음 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까지 1단계 합의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미 행정부의 목표가 칠레 APEC 정상회의 때까지 1단계를 끝내는 것이라면서 풀어야 할 미해결 과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합의문에 공식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칠레 APEC 정상회의 때까지는 미·중 무역 합의에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칠레에서 정상회담 때까지는 매우 쉽게, 희망적으로 서명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 주석과 나는 모두 거기(칠레)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21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양측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12월 부과할 예정인 대중 관세가 철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인터뷰에 함께 출연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우리 관점에서 그것은 올바른 합의여야 하며 꼭 11월에 있을 필요는 없다”며 “정확히 그게 언제 이뤄지느냐보다 제대로 된 합의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