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돌아온 외국인…저평가 '삼성전자' 사들인다
【서울=뉴시스】김제이 기자 = 지난 한 해 '셀코리아'를 외치며 국내 증시에 등 돌렸던 외국인이 연초 부터 다시 돌아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한 해 대량 매도한 삼성전자를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2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085억9600만원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0억3700만원, 4707억4900만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이 올해 가장 많이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151억6600주를 순매수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6053억200만원 규모다.
지난 한 해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4조9102억원을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의 주가가 바닥이라는 관점에서 저가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기업 이익의 대부분이 반도체부문(DS)에서 나오는 만큼 반도체 업황에 대해 실적이 좌우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며 주가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주력 품목이 D램 가격이 하락, 4분기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도 D램 가격 하락 폭을 따라갔다. 지난해 10~12월 삼성전자 주가는 17% 넘게 내리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외국인이 조금씩 삼성전자를 매입, '사자'세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된 측면이 강해져 가격매력도가 올라갔다는 평가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수급 개선의 원인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대비 한국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대한 저평가 매력이 주목받으면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다운턴은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사이클은 하락 초기 국면이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오랜 기간동안 하락세가 진행되어 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각을 바꿔 생각한다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곧 마무리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올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1856억원), 한국전력(1207억원), 현대건설(726억원), 삼성SDI(686억원), 대림산업(675억원), LG디스플레이(550억원), 아모레퍼시픽(515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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