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집착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시장 부진 부채질
[출처]https://finance.naver.com/news/news_read.nhn?mode=mainnews&office_id=119&article_id=0002302640
코스닥벤처펀드, KRX300, 스케일업펀드 등 실효성 부족
IPO 신규 기업 늘었지만 주가수익률 부진…기관 참여저조
201팔년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일인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홍보관에서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이 색종이를 뿌리며 201팔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201팔년 종가는 코스피는 2,041.04로 코스닥은 675.65로 각각 마무리 됐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올초부터 시행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시장 왜곡으로 코스닥 지수 폭락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1000포인트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증시가 외풍에 속절없이 무너진 것이 반시장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닥 지수는 675.65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798.42포인트) 보다 15.4% 포인트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1월 29일 연고점(927.05)을 찍기도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10월 29일 코스닥 지수는 640선까지 내려왔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점점 낮아지면서 지수 폭락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본래의 목적인 기관투자자 유인에 실패하면서 정책만 믿고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만 손실을 초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초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각종 코스닥 관련 상품들에 종잣돈을 넣었다. 하지만 올해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금은 반토막이 되거나 원금 상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활성화 정책만 믿고 투자자금을 넣었던 기관투자자들도 분통을 터트렸다. 증시 부진으로 코스닥벤처 공모펀드의 수익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 27일 기준 에프엔가이드 집계결과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은 지난 6개월간 -12.07%에 이른다. 기간을 좁혀 3개월 수익률은 -15.19%로 더 악화됐다.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얼마 안돼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이 고꾸라지면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만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올해 IPO 기업들도 허울뿐인 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입 문턱을 낮추며 코스닥 상장을 유인했지만 수익률 부진 등으로 흥행에 참패하거나 상장 철회로 이어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올해 신규상장기업은 101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2개사가 더 많은 수치다. 하지만 스팩을 제외하면 81개사에 머물러있다. 본격적인 증시 하락이 시작된 4분기에 신규상장사만 38개사(48%)가 몰렸다. 4분기에 집중적으로 상장기업들이 몰리면서 상장 첫날 주가 수익률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상장 첫날 종가는 공모가를 뛰어넘지못한 기업이 속출했다. 상장 이후에도 새내기들의 주가 수익률은 대부분 부진했다. 상장과정에서 청약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도 부진한 증시 여파로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기관투자자들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오히려 시장에 반하는 정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자를 겨냥해 다양한 지수를 개발했지만 기관참여는 커녕 부진한 증시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거래소는 올초 코스피와 코스닥을 종합한 통합지수인 KRX300지수를 개발했다. 연기금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기보다 오히려 방치돼있다는 지적이다. 기관들은 코스피200 벤치마크를 굳이 KRX300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3000억원 규모의 스케일업펀드를 조성한다고 했지만 기관의 관심 부족에 목표치보다 한참 못미쳤다.
또한 자본잠식 기업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췄지만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관들의 코스닥 외면은 더욱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기관들의 외면속에 하락장을 고스란히 개미들이 떠받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부진하면서 결과적으로 정책적 효과는 커녕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며 "코스닥 시장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감만 더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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