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오늘의포인트]"협상 교착 상태 들어갈 것" vs "협상 우위 점령 위한 신경전"]
중국 화웨이 사태에 이어 해커 논란 등 미·중간 갈등이 '기술 분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휴전 선언이 무색하게 양국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긴 것이다.
10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94포인트(0.82%) 내린 2058.82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6.70포인트(0.64% ) 하락 한 2589.19으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중국의 대표 통신 업체 화웨이의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체포되고, 미국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에 대한 사법 처리 발표 소식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초 미중 정상회담의 긍정적 해석에 1110원을 하회한 원/달러 환율은 미중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전 거래일 대비 3.5원 오른 1223.3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 CFO(후계자)의 미국 체포 소식과 사이버 절도 혐의 등 미중 갈등이 기술 분쟁으로 돌입한 만큼 당분간 협상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화웨이 CFO의 체포는 명목상 이란 제재 위반 혐의지만 중국 기술을 대표하는 화웨이라는 상징성을 놓고 봤을 때 이는 양국 간 '기술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란 분석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사실 미국은 중국의 환율 및 무역에 관한 비판과 함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현해왔다"며 "중국 기업들의 기술 이전, 사이버 침입 및 절도 문제 등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강력하게 제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화웨이의 기술을 사용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등 중국 IT(정보기술) 기업들에 대한 견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뉴질랜드, 호주에 이어 영국이 화웨이의 5G(5세대 통신) 설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서명 삼성선물 연구원은 "휴전 이후 미국에 적극적 제스처를 취하는 듯한 중국의 제안도 부수적인 이슈들(대미수출 확대, 지적재산권 규정 강화 등)에만 머무르고 있고 핵심 이슈인 첨단산업 육성책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무역에서 시작된 분쟁이 점차 기술 패권전쟁으로 옮겨가면서 양국간 협상은 교착상태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일 뿐 협상 방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인권침해라는 통상적인 성명만을 내 놓았을 뿐 다른 조치가 부재하고 오히려 퀄컴의 NXP 인수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를 약속하기까지 했다"며 "무역협상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 측 성명서 내용을 일부 소개하며 양측의 협상이 순조로울 것임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도 "추가 조정보다는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며 "시장개방·지적재산권 이슈를 둘러싼 중국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후에는 증시가 연말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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