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證 "최근 주가 상승은 기대감에 의한 것…기업 펀더멘털은 좋지않아"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10월 말부터 국내 증시가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상승률보다 더 큰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최근 한국 증시를 둘러싼 호재가 영향을 미친 영향이라고 짚으면서 다만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10월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유난히 부진했는데 지난 주 오랜 만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를 아웃퍼폼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거래정지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코스닥도 반등 하는 등 국내 증시가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긍정적인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목요일 금요일 이틀동안에만 1.2%, 2.8% 상승했다. 무역전쟁과 관련한 호재성 뉴스들이 나온 것이 배경이긴 하지만, 10월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중국 증시가 같은기간 2~3% 상승한 것에 비하면 성장세는 크지않았다. 그러나 10월 글로벌 증시가 하락할 때 국내 증시가 더 가파르게 하락했던 점을 고려해보면, 미국 증시가 2% 내외 낙폭을 기록했을 때 상승한 점은 긍정적이란 판단이다.
하 연구원은 “10월 한국 증시 급락의 배경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바이오주 투자심리의 약화 등이 있었는데 증시가 상승했다는 건 이 중 무언가가 해소됐단 의미”라며 “삼바의 분식회계 이슈 등 코스닥 시장을 짓눌렀던 바이오 기업에 대한 불확시성과 관련된 이벤트가 대부분 지나간 것은 한가지 원인이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시장의 긴축 행보가 더뎌지고 있다는 것도 호재라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올해 12월 말까지 미국이 금리인상을 할 경우 기준금리는 2.5%가 되는데 내년 2회 인상을 단행하면 3.0%로 중립금리에 도달하게 된다”며 “이때문에 12월과 3월 FOMC에서 한 번의 금리인상만 이뤄질 것이라는 가능성과, 올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년엔 1차례 인상만 이뤄질 것이라는 게 현재 금융시장의 인상 경로”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경계해야한다. 하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따른 상승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장기적인 경계감은 여전히 유지해야 한다”며 “코스피의 12개월 EPS 추정치가 하향조정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저 이익이 감익될 경우 여파가 상당히 클 수도 있어 최근 주가흐름이 ‘기대감’에 의한 것인지 ‘펀더멘털’에 의한 것인지 냉정히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surugi@edaily.co.kr)